[딴 냥이 이야기] 전투형 길냥이 해피03  -  2014. 11. 6. 21:19

전투형 길냥이 해피 01

전투형 길냥이 해피 02

한달음에 달려가 박스를 살폈다. 사람 발소리가 들리자 박스가 움직이는 것이 더 또렷해졌다. 

박스를 비닐로 둘러놨던 이유는 전날 비가 약간 내린 상태라서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 둔 것이고,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더듬이 같은 것이 케이블 타이로 매시망을 묶어둔 입구이다. 박스를 통째로 들고 와서 일단 베란다로 우리집 고양이들과 격리를 시켰다. 

좀 더 넓은 곳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물과 사료를 원할히 주기 위해 격리장을 만들었다. 




사료와 물을 넣어주고 입구를 막았던 매시망을 제거해 주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야옹이는 나와서 물도 먹고 사료도 좀 먹었다. 

사실 길에서 지내던 아이를 데려오게 되면 안심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는데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길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좀 부족했다. 일단 해피 아빠에게 연락을 하고 오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잘 기다렸으면 됐을 텐데 섣불리 다가가서 사단을 한 번 낼 뻔 했다. 

야옹이가 돌아다니는 걸 보고 베란다로 나가자 이 녀석이 박스로 숨은 것이 아니라 박스 위로 올라간 다음 격리해 둔 격리장을 넘어 도망을 간 것이다. 

오! 마이! 갓!




손을 넣어 잡기도 너무 좁은 공간이었고, 이 포스팅의 제목이 '전투형 길냥이'가 된 이유가 여기서였다. 

분명히 이 작은 아깽이가 느끼기엔 생명의 위험을 느낄 정도였을 거라고 생각된다. 손을 넣어 잡으려고 하자 사정없이 발톱으로 응답해왔다. 데릴러 오기로 한 시간은 다가오고 다급해진 ... 나는...


 

숨어 있는 곳을 통째로 들어서 격리장으로 옮겨버렸다. 

잠시 둿더니 다시 나와서 박스 안으로 들어간 야옹이. 여기서 제대로 잡지 못했다면 아마 큰 일을 치렀을지도 모른다. 

다음 날이 이사날인데 하루 동안 야옹이가 숨었다면 아마 이사 일정을 미뤄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러구러 시간이 지나 해피 아빠가 도착해서 무사히 해피는 지금 지내고 있는 집으로 떠났다. 

베란다 문을 잘 닫아둬서 우리집 두 녀석과 직접 대면은 못했지만 길냥이 출신답게 하악질 하나는 야무지게 해댔다. 

베란다 문을 열고 밥고 물을 넣어줄 때 였는데 야옹이의 하악질에 큰 놈인 달이가 놀랐나보다. 

그냥 놀란 것도 아니고 내 옆에 있다가 30센티 정도를 뛰어 오를 정도로 놀란 달이는 이 소리가 어디서 난건지 진원지를 찾더니 두 발로 서서 격리장을 잡고 으르릉 댔다. 

야옹이 몸무게 200g 추정, 달이 몸무게 6kg 추정. 

야옹이는 달이가 두발로 서서 달질라(나는 이렇게 부른다)를 시전하자 다시 박스 안으로 줄행랑. 

얼마전에 어미랑 닮아서 좋다고 달라 붙을 때랑은 완전 다른 분위기. 이 아저씨 알고보니 무셔~~~~ 이런 느낌? ^^ 




전투형 길냥이 해피 04

posted by Bimil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