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냥이 이야기] 전투형 길냥이 해피01  -  2014.11.06 15:38

외출을 준비해서 나가던 어느 날 운명처럼 들려온 작은 아깽이의 울음소리. 

그렇게 해피는 우리를 찾았다. 

먹이를 구하러 간 어미를 찾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어미가 돌아오면 어딘가 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겠지. 라고. 

하지만 며칠 째 높은 톤의 아깽이 울음소리에 마음이 편치 않아졌다. 

지금 키우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 중 첫째의 길 생활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마음 한구석이 계속 아릿해 왔다. 


데려와서 입양을 보낼까? 만약 입양 갈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고민 속에서 먼저 해야 할 것은 먹을 것이 없이 잡초만 우거진 저 곳에 어린 고양이가 오랫동안 머무른다면 먹는 것에 대한 트러블이 가장 먼저 생길 것이라 생각했고 먹을 것이라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앞에 보이는 창이 우리가 먹을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창이었고, 지금 발이 보이는 곳이 아깽이가 울어대던 곳이었다. 

눈으로 보기엔 아주 가까운 곳인데 그 1미터 남짓한 거리를 두고 사료를 알갱이 알갱이 던져주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이런 형태로 다리를 놓았다. 창에서 사료를 줄 수 있고, 아이가 와서 사료와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조금씩 친해지면 데려와서 입양을 보내든 셋째로 들이든 무슨 수가 나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가도 지금 형편에 고양이를 더 늘리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 하는 걱정이 시간시간 번갈아 가며 들었다. 

어릴 때 어미가 독립을 시킨건지 불의의 사고로 어미에게서 떨어진 건지 혼자되어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야 했던 녀석은 정말 똘망하게도 와서 사료를 오도독 오도독 먹고 가고, 물도 언제나 시원하게 마셨으며 사료가 없으면 내 놓으라고 야옹야옹 울기도 했다. 

입양을 가서 해피라는 이름을 얻기 전까지 녀석은 우리에게 '야옹이'로 불렸다. 

길생활이 어렵고 무서워서였을까? 녀석은 그렇게 와서 우리에게 사료와 물을 제공받으면서도 우리에게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가 키우고 싶다고 해서 이 녀석이 우리한테 과연 잡혀 줄까? 

답은  No 였다. 

참 가깝게 오면서도 잡혀 주지 않았던 야옹이. 

슬슬 이사할 날이 다가오면서 야옹이를 데려오기도 두고 가기도 힘들어지는 어정쩡한 관계로 날짜만 가고 있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집에 있는 성묘들과 아이가 만나기도 했는데

사료를 먹는 야옹이를 보는 둘째 달콤이. 달콤이는 암컷인지라 아깽이에 대해 너그러울거라 생각했다. 

달콤이는 이렇게 먹고 있는 아이를 늘 다정하게 봐 주는 것 같았다. 

이사일이 다가오면서 든 걱정은 우리가 이대로 가 버리면 가고 난 다음에 이 아이는 그동안 먹던 밥과 물을 제공받지 못할 것이고 삶이 더 힘들어 질 것은 불 보듯 뻔 했다. 


우리가 결단을 내릴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전투형 길냥이 해피 02


posted by Bim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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