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 개론'이 성별로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  -  2013.09.23 01:47

건축학 개론은 참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는 영화이면서 남성들에게 참 인기 있는 영화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는 더러 있지만 이렇게 호불호가 성별로 갈리는 영화는 드물기도, 오랫만이기도 하다.

나는 이 영화의 호불호를 가른 가장 큰 요인은 남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아, 배우의 역량이나 그 배우가 가지는 가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극중에서의 남자 주인공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일단 재벌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성들에게 좋은 영화일 수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거대한 건축회사를 이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젊은 시절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혹은 때깔나게 잘 생긴 그런 스타일의
남자는 아니기 때문인 것이다.

여성 스스로의 가치를 어떤 사람에게 사랑을 받느냐로 따진다면 이 영화의 남주와 여주는 별로 가치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고, 그 결과 별로 거창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데 왜 이렇게 남자들이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소릴 듣는것이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에 자본의 주인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가 별로 라고 취급 받아야 할 이유가 되진 않았을까..

남성들에게는 인기 있을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꼭 필요한 순간에 '애기야. 가자' 라고 호기롭게 손을 잡고 험한 장소를 당당하게
끌고 나올 수 있는 남자는 1%가 채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남자의 첫사랑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누구나 그랬을법한 짝사랑 하는 상대에게 제대로 건내보지 못한 한마디와 그 한마디를 건내지 못한 이유가
"나는 멋지지 않은 사람이라서..." 솔직히 깨놓고 말하면 "나는 부자가 아니라서.." 였던 적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남성의 99%가 공감할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는 거지.

누구에게나 있는 첫사랑 이야기를 "찌질한" 남자의 첫사랑 이야기로 끌어내림으로서
이 영화는 남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돈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지만 그 순간에는 모른다.

그게 사람인거다.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공감이 되는 것이 아닐까?
영화의 주인공은 항상 멋지고, 완벽하고 지구 정도는 2시간안에 서너번은 구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
이 시대에 찌질한 남자의 이야기가 더 와 닿을 수 있는 이유도 있는 것이 아닐까?

간혹 여자 사람들이 '건축학 개론'이 잘 된 이유가 뭔지를 물어올 때 위에 말처럼 설명하진 않는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을 된장, 혹인 김치녀처럼 취급하는게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냔 말이다.

지금 스스로 젊은 시절, 풋풋하고 싱그러웠던 시절이 지났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그녀들 모두 누군가에게는 '수지'였을테고 지금 '한가인'일 수 있으니 말이다.

지나고 생각해 보라. 당시 나를 쫓아다니는 것도 아니면서 따라다니며 좋아한다고 말 못하던 사람이
누구나 한 사람정도는 있지 않으려나?

그러므로 찌질한 남자와 보통 여성들이 가지고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이야기로 공감대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
이 영화 아니었을까?
영화에 대해 공감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과 영화는 언제나 환상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영웅물이 아닌 이 영화에서 후자쪽을 기대하고 간 사람들은 없었을테니 공감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영화 '친구'만큼 시대를 잘 반영한 영화 같지는 않다.
처음으로 시대 마케팅에 성공했던 영화 '친구'덕분에 우린 더 이상의 시대 마케팅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정도의 퀄리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디 쉬울까 말이다.


째든 나는 그렇게 설명한다.


이 영화가 성공한 60%는 수지가 이뻤기 때문이고, 나머지 40%는 한가인이 이뻤기 때문이라고. 

결국 사람들의 첫사랑이 이쁘기 때문이라고.

여러분들 누구나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선 '수지'이고 지금의 기대속엔 '한가인'일테니 그 메시지를 잘 읽으시라.
그러면 영화 건축학 개론이 달라 보일지도 모른다.



posted by Bimil

  • 정준혁 | 2013.09.23 11: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감합니다. 격하게. 나이가 들어도 찌질한...남자에게(물론 자본주의적인면에서) 이만한 로망이 또 있울까 싶어지네요..구리고 조금.. 씁쓸하네요

  • 김송도 | 2013.10.22 12: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방금 봤는데요.. 내용이 조금 씁쓸한 면이 다소 있네요...
    제가 나잇살을 먹은건지... 감동적인 내용보단 씁쓸한 내용이 드네요..
    그런데 결말을 정말 잘한거 같아요.

    • Bimil | 2013.10.22 23:35 신고 | PERMALINK | EDIT/DEL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가 중요하지 싶습니다. ^^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이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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