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에서 사람을 구하다..  -  2012.09.01 23:39

영화 데이트를 했다.
'링컨'이라는 영화였는데 미국 대통령 링컨이 벰파이어 헌터라는 이색적인 설정이 맘에 들어서
여친과 의기투합해서 영화를 보러 갔다.

결과는 참담했다.
크게 와닿지 않는 내용과 크게 놀랄 것 없는 액션과 슬래셔..
중간에 잠든 나를 깨우지 않아주신 여친님께 감사를.. ^^

데이트를 마치고 여친을 집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처럼..
황령터널 - 광안대교 - 해운대 순환로 - 집
이런 코스인데
황령산 터널을 지나 광안대교로 진입할 때 옆으로 돌린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 장면은

흰 운동화 - 청바지 - 하늘색 점퍼의 여성이 약간 비틀 거리는 걸음으로 대교로 걸어 올라가고 있는 장면이 아닌가?

광안대교는 사람의 통행이 금지된 자동차 전용 도로라서 걸어서는 올라갈 수 없는 곳이다.
운전하는 동안 마음이 쓰인다.
순간 어디에다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친에게 전화.
운전중이지만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차의 오디오가 연결되어 있어 위험하진 않으니 ..
광안대교 관리는 부산시 시설관리 공단에서 하니 그쪽이나 광안대교 관리 사무소로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운전 중이라 114에 전화하고 할 시간적 여유도 동작적 여유도 없었다.

그래도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한 여친은 119를 권했다.

망설이지 않고 119로 전화..

전화를 받으신 119 직원분은 침착하게 내 말을 이해했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정확히 광안리 방향에서 해운대로 가는 하판 입구쪽으로 걸어 올라가는 걸 봤다고 말씀 드리자..
바로 조치하겠다고 하시고 전화를 끊으셨다.

광안대교를 벗어나고 장산터널로 들어갈 즈음에 전화벨이 울렸다.
신고해 준 덕분에 광안대교 관리실과 연계해서 신고 사항에 대한 처리가 잘 끝났다고 알려주셨다.

안심하고 집에 도착..

무슨 의도로 거길 올라가려는 사람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뭔가 위험 하나를 막아냈다는 안도감이 밀려와서 좋다.
다른 사람에게 그래도 내가 기울일 관심이 있구나.. 그냥 혼자 사는 세상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어 좋다..

문득 얼마전에 봤던 영화 '이웃사람'에서 한 구절이 생각났다.

'살인자도 구하는 사람도 모두 이웃 사람..' 이라던 그 구절..

무슨 일로 거길 오르셨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아주 힘든 선택을 하셨던 거라면..
그래도 살아봅시다. 살아봐야 좋은 날이 올건지 말건지도 알게 될거 아입니꺼.. 란 위로라도 드리고 싶다..


나는 잘못하고 있지 않은 거다.



다행이다..




덧..
여친이 내 전화 받았을 때 이렇게 처음에 이렇게 이해했다는 것이 함정..



posted by Bim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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